Singold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의 시청사와 펄라흐 탑 곁, 르네상스 도시의 정치적 중심에 아우구스투스 분수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대리석 가장자리에 나란히 앉은 등신대 청동상 넷 가운데 하나가 바로 징골트(Singold)입니다. 이 인물은 레흐, 베르타흐, 브루넨바흐와 함께 도시에 흐르는 네 물줄기를 의인화한 강신이에요. 네 신 가운데 브루넨바흐가 대표하는 물길은 먹는 물을 공급하려고 인공으로 낸 수로입니다.
분수 전체는 1589년에서 1594년 사이에 조각가 후베르트 게르하르트가 세운 후기 매너리즘의 대작이고, 청동 주조는 페터 바그너가 맡았습니다. 중앙에는 도시의 건국자인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서 있고, 그 주위를 도는 물의 신들 배치에는 이탈리아 조각가 잠볼로냐의 영향이 드러납니다. 인물들의 놓임과 분수 그릇의 형태는 당시 남부 독일에서 앞선 시도로 꼽혔지요. 대리석 기둥과 아기 천사상, 나선 덩굴 무늬를 박은 단철 격자가 가장자리를 두릅니다. 불에 금을 입힌 네 개의 현판에는 아우구스투스, 황제 루돌프 2세, 요하네스 벨저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요. 물은 붉은 문(Rotes Tor)의 수탑에서 길어 올려 이 그릇을 채웠는데, 값비싼 청동을 아낌없이 쓴 일은 도시가 물을 얼마나 귀하게 여겼는지를 보여 줍니다. 이 분수는 헤라클레스 분수, 메르쿠리우스 분수와 하나의 군을 이루며 아우크스부르크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속합니다.
여러 차례 복원을 거치는 동안 원본 청동상들은 환경과 훼손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막시밀리안 박물관으로 옮겨졌고, 분수 자리에는 복제품이 앉아 있습니다. 그러니 박물관에서 이 강신의 원본을 본 뒤 분수로 돌아오면, 1590년대의 주조 손길과 분수에 앉은 모습이 한자리에서 겹쳐 보일 거예요. 사백여 년 전에 부어 넣은 청동 한 몸이 강 하나의 이름을 지금까지 붙들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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